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재수사 (2019)

이른바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불리우며 영구미제 살인사건으로 남을 뻔 했던 사건이었지만, 과학수사기술의 발달로 2019년 9월 기존 증거품에서 새로운 DNA가 추출되었다. 이로 인해 다른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던 이춘재가 용의자로 특정되었고, 이춘재도 본인이 진범임을 자백하였다. 그런데 이춘재는 그간 모방범죄라고 알려져있었던 8차 사건조차도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하였다. 당시 범죄 현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진술하였다. 이후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춘재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가 설치되었다. 경찰은 기존에 모방범죄라고 알려졌던 8차 사건을 이춘재가 자백함에 따라 연쇄살인사건 전체의 범인이라고 결론내렸다.

이른바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이라고 불려왔던 이 사건은 범행수법이 그 전과 달라 경찰은 본래 살인범의 범죄가 아닌 모방범죄로 결론 내렸었고, 윤 모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체포했다. 검찰도 그대로 살인혐의로 기소하였다. 그런데 윤 모씨는 수사과정에서는 범행을 자백했지만 재판에서는 경찰에게 고문당해 허위자백했다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윤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을 복역했다.

경찰은 10월 15일 윤 모씨의 과거 자백과 이춘재의 새로운 자백을 비교해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을 이춘재로 결론내렸고, 1989년 당시 수사과정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시작했다. 윤씨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검찰에 직접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수원지검에 전담조사팀을 설치했고, 당시 수사를 진행한 경찰과 검찰 관계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경찰이 윤모씨를 수사할 때 75시간 감금 및 수면 박탈, 폭행, 가혹 행위 등 고문행위를 했음을 시인하는 수사관계자들의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그때의 경찰 수사관들과 검사까지 함께 직권남용 체포와 감금 혐의로 입건했다. 비록 공소시효가 모두 완성되어 기소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진실을 밝힌다는 차원에서였다.

재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견해차이가 부각되기도 했다. 윤 모씨가 8차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는데는 사건 당시 현장에서 수집된 음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 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가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검찰은 조사 결과 감정증명서가 조작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에 재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당시 국과수 감정인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도입하였고 분석결괏값을 인위적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경찰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에는 동의하면서도 ‘조작’이 아닌 ‘중대한 오류’라고 주장했다. 당시 감정인이 뇌경색으로 투병중이라 의도적인 조작여부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20년 1월, 법원은 윤모씨의 무죄를 인정할 증거가 명백하다며 이춘재 8차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첫 재심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2월 6일, 경찰은 8차사건 재수사 결과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춘재에게 살인 및 강간치사 혐의는 물론,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관 및 검사 등 8명에게 직권남용, 감금, 독직 폭행 및 가혹행위 등을 적용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모두 지났기에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8차 사건이 있은지 32년 만의 일이고, 윤모씨가 무고하게 체포되어 20년간 복역하고 출소한 날로부터 1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